북한의 폐쇄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 ‘삐라’

▲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이민복 대표

<책임지고 대북전단을 막으라>

김정은 북한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당,정, 군에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8월과 9월 탈북단체는 대북전단을 날렸다.
전단은 3대 세습과 우상화를 해 온 김정은 일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도록 출판 주체가 노동당으로 적혀 있다. 김정일과 김정은이 여성만 밝히는 후지산 혈통, 즉 일본 출신이라는 내용이다.


특히 김정은을 향해선 '재수없는 젊은 대장'이라고도 썼다. 또 다른 대북전단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음란 동영상을 찍었다는 등의 내용과 사진이 담겨 있다. 이러한 대북전단 내용에 김정은이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본 김정은이 발칵 뒤집혔다. 당과 군에 대북전단을 막으라고 직접 지시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단이 북한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김정은은 대북전단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상화가 깨지면 북한 체제도 무너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은은 서방 유학을 통해 뉴스의 파급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북전단을 죽기 살기로 막는 것이다.


대북전단 문제는 남한에서조차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되고 있다. 보수단체에선 대북전단을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진보단체에서는 평화를 위해 그만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양측의 갈등이 첨예하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일이라 막을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헌데 정치권에서는 양측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북한, 삐라미끼로 남북고위급접촉 무산>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대북전단이 살포되는 것을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막고 있다. 남북고위급 접촉까지 무산시켰다.
29일 북한은  “남측이 관계 개선의 전제, 대화의 전제인 분위기 마련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을 무산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새벽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보낸 국방위원회 서기실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밝혔다.
북한은 더 나아가 통지문에서 “남측이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삐라 살포를 방임하고 있다”며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겠는지, 삐라 살포에 계속 매달리겠는지는 남측의 책임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엄포를 놨다.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통일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남북이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간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지만 북한의 부당한 요구까지 수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남북이 대북전단 문제로 한 달 넘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 강경한 입장이다.

<삐라 문제>

남북 갈등의 단초가 된 삐라문제는 쉽게 봉합될 것 같지 않다.
보수단체와 탈북단체에선 북한이 붕괴될 때까지 삐라를 계속 날리겠다는 강경입장이다.
보수단체의 한 관계자는 “북한을 향해 날리는 풍선은 남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다. 산허리에 떨어진 전단은 북한주민들에게 알권리를 제공한다”면서 “한반도에서 대북전단에 반대하는 이들은 북한 정권이거나 북한 정권과 평화를 이루자는 이들 뿐이다. 자신의 안락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농단하는 이기심”이라고 말한다.


김정은 일가를 비판한 삐라의 내용은 북한 주민들에 구전으로 전해지면서 서서히 북한의 붕괴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소련의 붕괴도 라디오가 만들어 냈다. 뉴스의 전달이 그 만큼 중요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뉴스를 통제하지 못해 러시아가 붕괴됐다면, 삐라를 담은 풍선이 북한의 붕괴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수단체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대북전단을 날리는 이유는 북한의 폐쇄와 수령우상화 때문이다. 폐쇄를 뚫기 위한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이 풍선이다. 남조선이 선진국이라는 것과 6.25전범자가 누구인지, 8.15 해방은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진실은 전단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남조선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한 탈북민들의 고백은 효과를 입증한다”고 했다.

 

<김정은 우상화 깬 삐라>

대북전단을 담은 대형풍선은 3000m상공에서 날아가고 1500m 지점에서 터뜨린다.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일반 풍향은 지상 10m 정보다. 그러나 풍선을 날리기 위해선 1500~3000m 지점의 정보를 알아야한다. 특히 레이더, 열, 소리 추적에도 걸리지 않는 완벽한 스텔스 기구로 북한 전역까지 뿌려진다는 장점이 있다.
대북전단단체‘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관계자는 “풍향이 좋을 때는 3개 군 지역에 전단이 분포 된다”며 “아날로그 삐라에서 디지털인 CD와 DVD, USB 삐라로 진화되어 현재 그 정보량은 약 5 천 만 배로 증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삐라가 떨어지면 입으로, 입으로, 디지털 삐라들은 재복사해서 퍼져나간다”며 “북한 정권에 치명상을 주는 효과”라고 전했다.
결국 삐라는 폐쇄적인 북한에 소련의 붕괴를 만든 라디오와 같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햇빛 정책으로도 뚫지 못한 북한의 민주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북한관련 보수단체들의 주장이다.

 

<“공개적 대북전단 날리겠다”>

현재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기는 기독교단체와 탈북자들이 다수 섞인 보수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는 자유북한운동연합(박상학 대표)과 북한주민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이민복 단장)이다. 두 단체는 지난 10일 각각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과 연천에서 전단을 살포했다. 당시 북한군이 풍선을 향해 사격하면서 총격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간단체의 일이라면서 한발 뺀 정부도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상학 대표가 이끈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은 지난 10월 25일 공개적으로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살포를 추진했다. 접경지역 주민들과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무엇보다 북한과 진보단체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날 임진각에는 ‘대북전단 중단’을 요구해 온 안소희 통합진보당 파주시의원 등을 비롯해 진보단체 회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방해했다. 또한 ‘복면 쓴 사람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풍선을 찢고 전단을 빼앗은사건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올라 온 최 모(40)씨가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신상 정보를 일체 밝히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 L씨는 “통진당은 마치 북한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통진당은 해산해야 할 당이다. 국민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종복 세력이다. 이들이 대북전단을 방해하는 것은 이적행위나 다름없다”고 했다.


공개적 대북전단 살포를 주장해 온 최우원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대표는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것 자체가 애국이다. 이를 뒤에 숨어서 할 필요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전단을 살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개살포에 동의하는 K씨는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인권과 대종북사상전 두 가지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며 “남풍이 아닌 때에 풍선을 날리는 것도 북한 정권을 향한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한 박상학 대표가 경찰에 26일 고발됐다. 대표적인 좌파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박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고소내용은 대북전단 살포가 쓰레기 불법 투기경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계속하면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환경연합은 1993년 4월 설립됐다. 아시아 최대 시민단체(회원 3만 여명)로 성장했다. 그동안 환경연합의 활동방식은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켰다. 환경보호를 앞세워 국군과 주한미군을 압박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활동과 광우병대책위원회에도 동참했다. 최근에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이는 등 반(反)정부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반대투쟁은 공사 중단으로 인한 거액의 국고를 탕진시킨 후 재개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특히 도룡뇽을 보호한다며 여승 지율과 함께 천성산 터널공사 중단을 주도해 약2조5000억 원의 국고를 탕진시켰다.


이번 파주사건을 계기로 보수단체 내에선 얼치기 보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대표적 보수계 인사이자 차기 대선주자인 김무성 대표와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발언이 논란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1일 북한군이 대북전단을 향해 총을 쏜 것과 관련해 부정적 견해를 냈다. 그는 “우리가 북을 자극하는 일은 가능한 한 안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24일“(대북전단은)남북관계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 대표와 통일부장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일파만파다. 이들의 대북관에 문제를 지적했다.


보수단체의 한 인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하려는 시도조차 해본 적 없는 김 대표의 비겁함이 묻어난 발언이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
또한 “통일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통일부장관이 아직까지도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한심하다. 이런 사람이 통일부장관을 하고 있는데 통일이 잘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며 질책했다.


대북전단은 계속 날려야 한다는 게 보수단체에 시각이다. 동토의 왕국인 북한이 붕괴돼야만 남과 북이 하나되는 자유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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