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이번 달 15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로 인하하였다.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가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등 대외악재도 심각하고 내수 활성화를 비롯한 경기부양에 정책 노력을 기울이는 정부와 공조를 취해 정책효과를 뒷받침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한다. 기준금리를 8월에 이어 2개월 만에 연속 인하하는 것은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여 경기성장을 뒷받침하고, 경기가 성장되면 국민소득의 증가로 소비가 증가하게 되어 다시 경기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초저금리의 진입은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완화되어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주택 구입이나 사업자금 조달 등을 위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출수요가 일면서 1,04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더 불어나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 움직임이 뚜렷하다. 금리가 낮아져 이자수익만으로 생활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은퇴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피스텔의 임대물량 증가와 공급과잉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연 5%대로 떨어져서 장년층의 소득유지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이의 여파로 내수시장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전세시장의 월세 가속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저금리로 인해 전세보증금의 은행예치를 통한 수익률이 떨어진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인 가족 중심의 생활환경에서 2인 가족 중심으로 주거환경이 점진적으로 바뀌어 가면서 젊은 층들은 자본축적의 미약으로 주택매입 수요는 감소한 반면에 전세주택 수요는 증가하고, 전세주택의 공급이 감소하여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역의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육박하고, 전세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시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바꿀 때 보증금과 1년치 월세의 비율을 뜻하는 월세전환율은 서울이 7.3%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주택전세 제도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거형태였다.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된다면 전세제도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예전처럼 상승하지 않는다면 주택을 매입해서 전세를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전세가격 비율이 70%로 상승한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전세 세입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게 된다.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부동산가격 하락 리스크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집을 매입하거나 전세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서 매달 받는 급여에서 월세를 지급하게 되면 서민들은 더욱 더 자본을 축적할 기회를 놓치게 되어 내 집 마련은 어렵게 된다. 집 없는 서민들이 금리하락의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경기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자칫하면 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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