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분 없는 외부 실세 경영 개입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경영 방식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 그룹회장인 현정은 회장을 제쳐두고 그 후방엔 ISMG코리아 황두선 대표가 그룹을 좌지우 지한다는 설이 여기저기서 나돌고 있어 현대그룹의 비선라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황 대표가 있는 ISMG코리아는 현대그룹 광고 제작 대행사로, 현대글로벌이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황 대표는 현대그룹 내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현대그룹 계열사의 대표가 그룹 실세로 떠오르고 있어 현대그룹의 경영방식이 흔들리고 있다. 

노조탄압과 와해 주도설 황 대표의 입김 논란

그동안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황두연 대표가 현대그룹 비선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현대증권 노조의 폭로. 지난해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황 대표가 현대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룹 전체에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가 공개한 녹취파일에서 황 대표는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과 권력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황 대표는 대영저축은행(현 현대저축은행) 인수 과정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부실이 있음을 알면서도 거래를 성사시켰음을 시사했다. 그는 녹취파일에서 “지난번 현대저축은행 인수한 것도 더 뒤졌어야 되는데 그냥 덮고 인수해가지고 기존에 있는 이 돈을 뱉어내야 되는데 안 뱉어낸 것만큼 손실이 난거야”라고 말했다. 이미 부실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뜻한 것이다.

현대증권 노조는 또 황 대표가 막후에서 노조에 대한 탄압과 와해를 주도하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들이 모여 노조 파괴를 위한 논의를 벌였다”며 “황 대표가 배후에서 경영진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솔로몬투자증권 대표로 있던 윤 사장이 현대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도 황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가 그룹 경쟁 후 영향력 확대

황 대표와 현대그룹의 관계가 공개된 것은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과 경쟁을 벌이던 시기부터다.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현대차그룹은 별 광고를 내지 않았지만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함께나온 사진으로 부각시켰고, 현대차그룹을 겨냥해 자극적인 문구를 내보내기도 했으며, 입찰 마감일에 신문광고를 통해 자극했다. 이 당시 그룹의 광고를 제작했던 대행사가 바로 ISMG코리아다. 당시 현대그룹의 광고를 제작했던 대행사가 바로 황 대표가 운영하는 ISMG코리아다.

이후 황 대표는 현대그룹의 주요 일감에 손을 뻗치며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갔다. 그는 ISMG코리아 대표이사직 외에도 엠솔루션콥, 클린엠, 몬티스월드와이드 등 여러 회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그룹의 19개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사옥의 입점매체 운영과 유지관리, 광고, 부동산 매매 등을 독식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현대그룹의 반얀트리클럽앤스파(이하 반얀트리) 인수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현대그룹은 1635억원을 투자해 6성급호텔인 반얀트리를 인수하고 법인명을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도 황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인수 직후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등재되기도 했다. 반얀트리의 건물 관리와 유지를 맡고 있는 업체도 황 대표가 사내이사로 포함된 클린엠이다.  

한편, 실제 오너가 있는 현대그룹을 황 대표는 어떻게 입김작용과 배후 실세가 됐는지 의문점을 안 가질 수 없게 됐다. 현 황 대표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단지 황 대표가 윤세영 SBS회장의 사위로, 2005년부터 ISMG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는 1962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와 현정은 회장간의 개인적인 친분을 거론하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황두연씨 부인이 현정은 회장과 집안끼리도 잘 아는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그룹에 보고라인이 둘(현정은 회장, 황두연 대표)이다 보니 임직원들 사이에 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가 그룹 경영에 관여한 것도 꽤 오래전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황 대표의 영향력은 현대상선에까지 뻗어져 있고, 그의 오른팔로 알려진 A임원이 차기 현대상선 대표로 거론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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