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업이 강국을 만든다.

김 정 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교수 

암살자의 손에 유명을 달리한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는 21세기 강대국은 물을 지배하는 국가가 된다고 하였다. 물 관리의 필요성이 근거를 거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세계 야생 보호기금 보고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심각한 수자원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과 가뭄으로 세계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2011년은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해였다. 예컨대 1인당 물 소비량 세계 2위였던 호주는 2007년부터 3년 연속 100년만의 가뭄을 경험한 후 수자원 정책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근본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하 점에서 나온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물 중 마실 수 있는 것은 단 2%에 불과하며 이중 0.036%의 물이 하천이나 호수에 존재하고 있다. 물은 매우 드문 희귀재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은 무감각 그 자체다. 미국의 환경·인구 기관인 국제인구행동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지부티·쿠웨이트·싱가포르 등 19개 나라를 ‘물 기근 국가', 리비아·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벨기에·한국 등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물 부족국가로 분류된 이유는 수자원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는데 있다. 수자원 총량은 거의 1,300억톤 정도 이지만 이중 40%는 증발 등으로 자연 손실되고, 나머지 60%는 하천으로 흘러든다. 그 중 바다에 흘러드는 하천을 제외하고 전체 수자원의 27%인 400톤 만이 이용되고 있다.

이 같은 수자원 부족이 지속된다면 2016년에는 10억톤의 수자원이 부족하고, 2025년에는 생활·공업용수로 하루 382 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수자원 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서 2100년이 되면 1일 강수량 100㎜ 이상의 집중호우 횟수가 현재보다 2.7배 이상 증가하고, 1,000㎜가 넘는 극심한 홍수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비가 아주 적게 오는 해도 많아져 가뭄 발생 횟수가 현재보다 3.4배 증가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이미 제주도에서는 몇 년전에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왔었으며, 태백시를 비롯한 강원 지역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하였다. 2012년에는 심각한 봄 가뭄을 경험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세계 4번째의 호수였던 중앙아시아의 아랄해 물은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서 호수 물이 10분의 1만 남았다. 생존의 문제가 중앙아시아에는 이미 목적에 다가 와 있는 것이다. 

물을 공급하는 문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복지 문제와 연관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유망 산업이기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엔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물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물 인권이 앞으로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다. 동시에 물 산업은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가 될 것이다.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500조원(4,828억 달러)에 달하며 최근 5년간 평균 4.7%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6년까지 약 700조원, 2020년에는 약 8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 물 기업인 GE, Dow 등은 세계 최초로 물 관련 리스크 관리 도구인 아쿠에 덕트(Aqueduct)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업장 인근 지역의 이용 가능한 수자원 현황, 관련 규제, 하천의 수위 및 유량, 용수 재사용, 산업용수 비용, 물 관련 인프라 투자, 사회적 문제 등 21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어 기업들이 전 세계 물 관련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 할 수 있다.

태고 시대부터 물은 생명의 원천이 였으며, 진화의 시작점 이였다. 그런 물이 이제는 점점 희소한 존재가 되고 있다. 이제 물은 단순하게 물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가장 필수적인 생존 요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물을 절약과 공급은 그래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물에 대한 절대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선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시대는 21세기에는 끝났다. 한편 소비가 미덕인 시대도 지나갔다. 소비를 절제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만이 물의 가치를 영원히 보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새로운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복지, 창조 경제 그리고 융합의 가장 좋은 예는 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은 생명의 복지이며,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창조 경제의 시발점이며, 어느 물체에도 잘 화합하는 융합체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