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11>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1948년 일본에서 설립된 롯데를 출발점으로 한다. 롯데는 일본에서 껌 시장을 석권하면서 1960년대 후반 제과업계의 최대기업이 됐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가 되면서 신격호는 일본의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사업을 시작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여 껌, 빵, 과자 등 제과업에 진출했고, 기존의 동양제과ㆍ해태제과 등을 제치고 최대 제과기업이 됐다. 1970년대에 제과사업과 관련한 수직계열화와 기업 인수 등으로 식품(아이스크림, 음료, 햄, 우유), 관광(호텔), 유통, 건설, 전자, 석유화학 등의 분야로 진출하여 10대 재벌에 진입했다. 2014년 4월 기준 79개의 국내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순위 7위의 기업집단이다. 그룹 내 상장회사는 롯데쇼핑을 비롯하여 9개 회사가 있으며,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등 10개의 금융계열사도 있다.

 

 

 


<지분승계>

2세대(신영자 등)의 보유주식 및 투자수익

신격호의 지분가치는 3천8억3천1백만 원으로 지분승계가 거의 완성됐다. 신영자 등 4남매가 보유한 계열회사들의 지분가치는 총 5조1천3백4십7억5천2백만 원으로 신격호의 지분가치의 1,707%에 해당된다. 2세들의 지분가치 대부분은 롯데쇼핑의 지분에 의한 것으로, 롯데쇼핑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지분가치의 80.43%나 된다.

한편, 서미경과 3세들 중 신영자의 자녀들인 장혜선, 장선윤, 장정안이 계열사 지분을 약간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986년 이전까지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약 13%이었으나, 1998년 약 51%까지 급증했는데, 흡수합병과 감자를 통하여 지분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1995년 1월 롯데식품과 정본산업을 동시에 흡수합병 했는데, 두 회사는 신동주와 신동빈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이다. 당시 롯데식품과 정본산업이 롯데쇼핑 지분을 각각 26%를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으로 인하여 이 주식들은 자기주식이 되었으며, 1995년 3월 롯데쇼핑은 이를 소각됐다. 대규모의 지분이 소각됨에 따라 신동주와 신동빈의 지분율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997년말 송곡물산을 흡수합병해 지분의 32%를 신격호가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롯데쇼핑은 2006년 상장되면서 유상증자를 했는데 이에 따라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하락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그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신유미는 롯데쇼핑 상장 후 지분을 매입하여 0.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1974년,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은 1973년 상장한 회사로 신영자 등의 지분은 장내에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2세들의 롯데삼강 지분은 1998년 이후로 변동이 없으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지분은 2003년까지 증가하였다가 그 이후 변동이 없다. 이들 상장회사에 대한 2세들의 지분은 그리 크지 않다.

한국후지필름, 롯데역사, 롯데상사,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비상장회사들은 2세들의 지분취득 과정을 전부 확인하기 어렵다. 비상장회사이므로 대부분 설립 시 출자 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된다.

한편, 롯데상사는 롯데산업을,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전자를 흡수합병하여 2세들의 지분이 약간 증가하였으며, 롯데건설의 경우는 신격호가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바 있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면 2세들의 비상장회사의 지분은 거의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고,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시네마통상은 2005년 3월 설립됐으며, 설립 당시 지배주주 일가가 100% 출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 12월 2,400주를 유상증자했으며, 이를 신영자의 장남인 장재영이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8월 무상증자가 있었으며, 2007년 4월 주주배정으로 유상증자가 있었다. 현재 신영자가 28.3%로 최대주주이며, 자녀들과 합산해서 약 5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장재영을 제외한 가족은 2005년 3월 설립 시 액면가액으로 출자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 평균 665%에 이르는 막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재영은 2005년 12월 주당 44,380원에 출자하여 수익률이 연 평균 85%로 산출된다. 시네마통상은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시네마(극장)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롯데쇼핑이 직접 매점을 운영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기회를 지배주주 일가가 유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가 공정위에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한 조사요청을 했는데, 2007년 공정위는 롯데쇼핑이 낮은 임대료를 통해 시네마통상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1년 5월에 설립된 시네마푸드 역시 지배주주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신영자가 35.83%의 최대주주로 자녀들과 합산하여 약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시네마통상과 동일한 고창범이며, 부산지역에서 시네마통상과 동일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시네마푸드 역시 시네마통상과 동일한 회사기회유용의 사례이다.

블리스는 2010년 11월에 설립돼 제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장선윤이 100% 출자하여 설립했으나, 2010년 12월 롯데쇼핑이 투자해 장선윤 70%, 롯데쇼핑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블리스는 포숑이라는 제과브랜드를 수입하여 롯데백화점 식품매장을 임대하여 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등 식음료 사업의 계열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업종의 회사를 정선윤이 설립하고, 롯데쇼핑이 매장을 임대하는 것은 회사기회를 유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012년 5월 4일 장선윤과 롯데쇼핑은 ‘포숑’을 운영하고 있는 블리스 지분전체를 영유통과 매일유업에 매각하고 베이커리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2010년 7월에 설립됐다. 공시에 의하면 부동산업으로 나와 있으나, 언론 기사에 의하면 기존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던 SK-Ⅱ 화장품 수입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영자가 55%, 장선윤 등 세 딸이 45%를 보유하고 있다. 수입하여 판매하는 SK-Ⅱ 화장품은 일본제품으로 국내에서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다. 신영자는 2010년 SK-Ⅱ 로드샵 판권을 확보하여 일반 시중에서도 이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롯데쇼핑의 일부 사업부이므로, 신영자가 롯데쇼핑의 사장으로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SK-Ⅱ 로드샵 사업을 하는 것은 회사기회유용의 문제가 있다.

유원실업은 시네마통상과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2년 7월 설립됐으며, 서미경과 신유미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계열사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유원실업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시네마통상은 그 외의 지역의 롯데시네마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승계 방향>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신동빈이 한국 롯데그룹을 책임지고, 신동주가 일본 롯데그룹을 책임질 것이라고 얘기되어져 왔다.

2011년 신동빈이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회장으로, 신동주는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도 신동빈이 신동주 보다 0.01%를 더 확보하도록 했다.

이상의 여러 가지 사안을 감안해 볼 때,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큰 이변이 없는 한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동빈에게 승계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와는 별도로 현재의 복잡한 그룹의 소유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계열사간 지분정리 및 사업정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식품, 음료 등의 사업부분에 대한 정리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의 체계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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