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력 앞세워 응시 가격 높인것은 부당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문제

영어능력 인증지표로 활용돼 온 토익시험에 대한 응시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싼 응시료를 내는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시험장마다 듣기평가에서 중요한 음질에 차이가 있어 인터넷에서 음질이 좋은 시험장을 검색하기까지 한다. 필리핀에선 토익시험을 보면 2일 만에 성적표가 나온다는데 광학식 마크 판독장치(OMR) 카드를 활용해 컴퓨터로 채점하는 우리나라에서 채점기간이 3주 가까이 걸리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응시생들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 편의대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월29일부터 토익시험 응시료는 4만2000원으로 이전보다 7.7% 올랐다. 추가 접수의 경우 응시료의 10%를 더한 4만6200원을 내야 한다.

한국토익위원회 측은 “2009년 3월 정기시험 응시료 조정 이후 응시료 조정에 신중을 기해 왔으나 지난 3년간 시험 시행에 따른 제반 비용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조정하게 됐다. 일본의 응시료는 8만원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응시료가 저렴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토익위원회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1999년에 2만6000원이던 응시료는 올해까지 무려 61%나 올랐지만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40%에 머물러 토익시험 응시료의 상승폭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한다. 이 때문에 토익위원회가 독점력을 앞세워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가격을 높인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불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현행 환불제도는 온라인 접수 후 취소시 1차 기간(인터넷 정기접수 종료 후~1주일)엔 응시료의 60%만 돌려주고 2차 기간(1차 기간 종료 후~1주일)에는 응시료의 절반을, 3차 기간(2차 기간 종료 후~시험 전일 낮 12시)엔 응시료의 40%만 돌려준다. 취소가 많아지는 만큼 토익위원회에 귀속되는 미반환수익도 커지는 셈이다.

ybm의 교묘한 상술은 시험일정과 성적발표일을 살펴보면 드러난다. 토익시험의 재응시 여부는 바로 전에 치른 시험 성적에 달려 있다. 예상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점수를 더 올리기 위해 다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시험 일정대로라면 시험 결과를 보고 다시 시험을 치를 경우 모두 추가 접수를 하고 응시료도 정기접수 기간보다 더 내야 한다.

시험을 진행하는 감독관들 자질 또한 문제다. 토익시험은 정시에 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입실 시간은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10시에 시험을 실시하더라도 59분까지 입장이 가능한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1초만 늦어도 문을 잠궈버리는 곳도 있다. 심지어는 감독관이 해당학교 교사라 응시생들을 자기네 학생들처럼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다스리고 신중하게 시험을 치러야 할 응시생들은 이런 점들 때문에 처음부터 기분이 상한다.

시행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에서 응시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기출 문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응시자는 4만2000원의 응시료를 내고도 시험 문제와 정답을 알 수 없고 심지어 어떤 문제를 맞고 틀려 본인이 획득한 점수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토익시험을 보고 난 후 토익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몰려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와 정답에 대해 토론하는 건 이제 비밀도 아니다.

지난 6일에는 유명 어학원이 토익시험 문제를 불법 유출했다가 검찰에 적발돼 기소되면서 토익시험에 대한 공신력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이 학원 수강생들은 불법 유출된 문제를 활용해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본 셈이다. 이 학원을 다니지 않은 응시생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토익위원회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 독점은 오래가지 못한다. 외면당하기 앞서 응시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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