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ELW수사…이익 보는 집단 있다

주식워란트증권(ELW)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것이 더 많다. 증권사와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들의 검찰 기소됐다. 마치 ELW 시장이 ‘개미무덤’으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인식은 더 나빠졌다. 투기성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파생상품 가운데 가장 투자지수가 높은 상품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조원 시장으로 부상한 한국 ELW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2위 규모 도약했다.

검찰 수사로 국내 증권사의 ELW판매가 움츠러든 틈을 타고 외국계 증권사가 ELW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가 경쟁체제를 강화한 것은 최근 검찰 수사가 위기이자 기회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ELW 고수익을 위한 최고의 파생상품으로 평가

원금보장 가능하며 위험성을 배재한 상품 많아

금융당국 “투자자 보호한다며 일반투자자 내쫓아”

ELW 고수익 투자원칙…원금보장도 가능한 상품

ELW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는 교보, 대신, 대우, 동부, 동양종금, 메리츠 종금, 미래에셋, 삼성, 신영,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 유진투자, 키움, 하나대투, 한국투자, 한화, 현대, HMC, IBK, KB, NH 등(이상 국내 21개), 골드만삭스, 노무라금융투자, 도이치, 맥쿼리, 메일린치, 스탠다드차타드, 시티그룹, CS, JP모건, UBS(이상 외국계 10개) 등이다. 또한 BNP파리바, 다이와, 소시에테제너랄(이상 외국계 3개사)도 진출예정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ELW 상품은 9442개이다.

이번 검찰 수사가 국내 증권사로 집중되어 있다. 외국계 증권사는 자유롭다. 때를 놓치지 않고 외국계 증권사들이 ELW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검찰 수사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외국에선 ELW는 합법적인 금융상품이라는 점이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금융전문 변호사들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LW는 옵션 형태의 주식파생상품이다. 하지만 위탁계좌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투자자의 접근이 매우 쉽다. 매매제도는 주식거래와 동일하다. 또 위탁계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ELW는 전환 비율을 이용해 주식을 쪼개어 살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강력한 투자수단이라 볼 수 있다.

ELW투자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반 주식과는 달리 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 시에 모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승할 경우 이익이 나는 상품은 콜ELW, 반대로 하락할 경우 이익이 나는 상품은 풋ELW이다. 콜이나 풋도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만기시점, 또는 행사기간 중에 살 수 있는 권리이다. 만기일에 ELW의 가치가 없어지면 권리를 포기하면 된다.

이때 최초 지불한 프리미엄만큼 손실만 책임지면 된다. 이것은 ELW의 최대장점이자 특징이다. 일반 주식과는 다르게 손실금액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상자산이 일정수준 이상, 이하로 상승 또는 하락하면 손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구조이다.

 

고수익 초단타매매, 투기성 투자가 문제

증권관계자 A씨는 “ELW 투자는 단순히 고위험 고수익만을 쫓는 투자행위가 아니라 효과적인 활용도에 따라 안전한 투자수단”이라고 했다. 가장 선진 투자기법이라는 것이다.

실제 보수적인 ELW 투자자들은 원금보장형 상품처럼 활용하고 있다. 투자원금을 보장받는 방법은 많다.

예를 들어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1000만원 원금을 보장 받으며 7개월 후 1000만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은행에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7개월 정기예금을 받기 위해 971만7000원(금리 5%로 가정)을 예금에 가입한다. 남은 돈을 활용해 ELW에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경우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은행 정기예금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정기예금 투자를 통해 원금이 보장돼 효율적인 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또 지난해부터 기초자산 변동성에 대한 영향과 손실을 줄일 수 있는‘KOBA 워런트’ 상품도 있다.

이 상품은 조기종료 ELW 상품으로 ELW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조기종료(Knock-out)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상품마다 설정된 조기종료 발생 기준가격에 따라 기초자산 가격이 이에 해당된다. 바로 매매정지와 상장폐지 과정을 밟는다. ‘자동 손절매’ 기능을 추가해 손실 확대를 방지했다.

검찰이 나선 이유는 하나이다. ELW시장이 ‘불공정 투기판’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 직원이 뇌물을 받은 뒤 스캘퍼에게 보다 빠른 주문을 돕고 각종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이후 증권사마다 ELW상품에 대한 재정비에 나섰다. 우선 스캘퍼에게 제공되던 특혜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일반 투자자들과 형평성을 맞춰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에 안전과 형평성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증권 주민시스템 상의 속도차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일반투자자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일각에선 검찰이 전·현직 CEO와 임원에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가 CEO 등 임원에게까지 불똥이 튈 사안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설상가상 외국계 증권사가 재빨리 ELW시장에서 경쟁체제를 구축하며 국내 증권사를 위협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이 누군가에 의해 시나리오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부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ELW신규 투자시에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기본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면서 “이는 근본적인 문제는 피해버린 셈이다. 오히려 시장 침체하고 역행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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