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판 '나는 가수다'로 관심을 모은 KBS 2TV '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4일 '자유선언 토요일 -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내 인생의 노래'를 주제로 아이돌 가수들이 자신있는 곡을 골라 1차 경연을 펼친 뒤, 가요계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선배 가수의 노래로 최종 경합을 치렀다.

이번 1차 경연의 주제는 '나를 가수로 만들어준 노래'였다. '토이'의 '좋은사람'을 다소 느리게 편곡해 부른 가수 아이유(18)를 시작으로 그룹 '2AM' 창민(23)이 김건모의 '첫인상', '비스트' 양요섭(21)이 라디의 '엄마', '슈퍼주니어' 예성(27)이 신성우의 '서시', '시스타' 효린(20·사진)이 인순이의 '거위의 꿈', '샤이니' 종현(21)이 박선주의 '귀로' 등 가수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 노래를 차례로 열창했다.

최종경합은 가수 심수봉(56)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르는 무대였다. 심수봉이 지켜 보는 앞에서 종현이 '백만송이 장미'로 스타트를 끊은 뒤 예성은 '사랑밖에 난 몰라', 아이유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양요섭은 '미워요', 창민은 '여자이니까', 효린은 '그 때 그 사람'을 각각 부르며 경쟁했다.

첫 우승은 효린의 몫이었다. 출연하는 아이돌 사이에서 '라이벌 1순위'로 지목됐던 아이유는 완벽한 고음 처리와 함께 시원스러운 춤까지 선보인 효린에게 끝내 발목을 잡혔다.

이 프로그램은 토요 예능 침체의 늪에 빠진 KBS의 반전 카드였다.

그러나 첫 방송이 '무특성', '무감동'으로 끝나며 우려를 낳게 됐다. 중견가수 경합의 장인 MBC TV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신인 발굴 프로그램인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와 MBC TV '위대한 탄생'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혹평을 받게 됐다.

방송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들의 가수로서의 실력보다는 비주얼, 춤, 개인기 등에 의존하던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 되는 듯 했다. 실제로 KBS 전진국(54)예능국장은 지난달 16일 '불후의 명곡2' 제작발표회에서 "1편보다 업그레이드된 포맷이다. 최고의 실력있는 아티스트 6명이 노래실력을 겨룬다"면서 "서바이벌 경쟁체제를 도입해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명곡을 불러 대중가요의 참맛을 선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아이돌들의 가창력에만 의존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것은 무리수였다. 출연 아이돌들은 기획 의도대로 유명 가요들을 자기 식으로 재해석했다. 그러나 "음역을 오르내릴 때 듣기에 불안했다", "감정이나 느낌이 노래에 실리지 않았다"는 등 일부 아이돌들의 부족한 노래 실력에 불만을 터뜨리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기획취지는 그대로 살리되 아이돌들의 주특기인 춤과 퍼포먼스 등의 비중을 늘리면서 프로그램 형식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감동'을 어디서 찾아야 하느냐도 풀어야할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실력파 가수를 발굴해내면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나마 다른 아이돌에 비해 덜 부각됐던 효린의 발굴은 별로 먹을 것 없던 이 소문난 잔치에서 '진미'로 꼽을 만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